지난 2개월간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국회의원 성폭행 의혹사건의 당사자인 심학봉 의원(구미 갑)이 사상 초유의 국회의원 제명을 앞두고 자진사퇴했다.
애초에 성폭행이 아니라며 잠적 후 탈당으로 마무리 하려고 하다가, 사퇴요구가 거세지자 검찰의 수사결과 이후 사퇴하겠다며 두 달이나 버텨왔다. 그러나 국회윤리위원회의 만장일치 제명안 의결에 이어 본회의 처리를 앞둔 상황까지 몰리자 자진사퇴한 것이다.
만시지탄과 실망의 한숨이 나온다.
아직 법적인 절차가 남아있다 하더라도 심학봉의원이 저지른 사건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현직 국회의원이 의정활동 시간에 본연의 직무를 소홀히 하고, 이 같은 엽기적인 사건의 의혹을 받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온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고 국회의 위신을 추락시킨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혹시 그동안 방탄 국회라도 기대했던 것일까? 성폭행 여부와 관계없이 곧바로 물러났어야 함에도 국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낼만큼 내고 막다른 골목에 몰려서야 사퇴하는 치졸한 모습에 정치적 불신만이 한 길이나 깊어졌을 것이다.
새누리당이 이번 사태에 보인 처신 또한 매우 실망스럽다.
늘 그랬듯이 의례적으로 탈당과 꼬리자르기, 그 다음은 우리 일이 아니라는 식으로 시작해 민심이 악화되면 마지못해 사퇴를 종용하는 수준의 미온적인 대응을 보여줬다. 이정도 사태라면 적어도 다음 선거에서 해당지역구 무공천 선언과 같은 도덕적 책임감을 보여주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진정성 있는 사과도 한번 하지 않는 태도로 쓴 웃음을 짓게 한다. 유권자인 국민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다. 이것이 대한민국 정치의 수준이다.
심학봉의원이 자진사퇴하였으나 아직 법적인 처분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에 검찰은 심학봉의원의 자진사퇴와 관계없이 성폭행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로 의혹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2015년 10월 12일
구미YMCA / 구미참여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