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대구

이진훈 수성구청장, 대구공항이전 밀실 '나쁜행정' 성토

내일신문 전팀장 2017. 1. 23. 14:59

이진훈 수성구청장, "대구공항 문제 투명하게 대처하라"



대구공항 문제에 대응하는 대구시의 ‘나쁜 행정’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대구시는 최근 시민 여론 수렴 없는 일방적인 대구공항 이전 추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공청회나 토론회 등 논의의 장은 외면한 채 구·군별로 통합 대구공항 이전 당위성 설명회 개최에 급급하고 있다. 게다가 K2만 이전하고 민간공항만 남을 경우 고도제한 피해가 확대돼 시민들의 재산 손해가 커진다는 잘못된 주장을 앞세워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6월 영남권 신공항 무산 직후 3억원을 들여 추진한 신공항 검증용역 결과를 당초 예정보다 3개월이 넘은 지금까지도 공개하지 않고 있는 대구시의 밀실 행정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혹을 사고 있다.



대구시가 밀양 신공항 무산의 책임을 통합공항 이전이라는 성과로 뒤집기하려는 정치적 의도라는 의심을 받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시민들 앞에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묻는 투명한 행정으로 대처해야 한다.



1. 민간전용공항이 되면 고도제한 피해가 확대된다는 대구시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 대구시는 K2만 이전해 민간전용공항이 되면 현재보다 고도제한 범위가 확대돼 동구 대부분 지역은 물론 수성구와 북구 일부까지 피해를 입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군사공항 주변 고도제한은 활주로에서 2천286m까지 수평표면 고도제한이 이루어지는데 민간공항은 4천m까지 넓어져 피해지역이 32㎢에서 77㎢로 확대된다는 것이다.(그림1)



 - 그러나 확인 결과 군사공항에 대한 고도제한은 2010년 5월부터 이른바 차폐이론(shielding theory) 개념을 도입해 이미 완화되어 적용되고 있다. K2의 경우 수성구 형제봉(해발 180m, 활주로에서 2천770m)의 최고 정점을 기준으로 활주로 방향으로 5.7도의 사선을 그어 그 아래 높이까지는 건축을 허용하고 있다.(그림2)



이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표준에 따른 것으로 2010년 5월 국방부의 군공항 고도제한 완화발표에 대구의 경우 만촌동, 효목동, 신천동 등이 혜택을 보고 광역복합환승센터, 동대구 역세권 개발이 촉진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바 있다. 이에 따라 K2 활주로에서 불과 2.5㎞밖에 떨어지지 않은 동대구역 주변에 23층 호텔 등 고층 건축물이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 K2가 이전해 민간전용공항이 되더라도 2015년 6월 개정된 항공법에서 ICAO의 항공학적 검토를 거치면 고도제한을 완화할 수 있도록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에 현재의 고도제한 범위와 정도를 유지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서울 김포공항 주변 지역의 경우 서울시와 관련 기초지자체, 국회의원들이 앞장서 고도제한 완화를 추진해 이르면 2017년 말부터 완화된 고도제한 규정(현재 13층에서 향후 최고 26층까지 가능)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의 경우 이미 ICAO 표준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대구시의 노력만으로도 충분히 현재의 완화된 고도제한을 유지할 수 있음에도 잘못된 내용의 보도자료, 설명회 등을 통해 진실을 숨기고 있는 것이다.



2. 더 늦기 전에 영남권 신공항 검증용역 결과를 발표하라
대구시는 지난해 6월21일 국토교통부가 영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를 발표하면서 김해공항 확장안을 채택하자 이 같은 결론이 타당한지 검증해 보겠다며 예산 3억원을 들여 용역을 발주했다.



그러나 대구시는 지난해 10월 검증용역 결과 발표 세미나를 개최 이틀 전 돌연 취소해 통합 이전과 관련해 청와대와 중앙정부 눈치보기가 아니냐는 비난을 샀다. 또 당시 적당한 기일을 잡아 결과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혔으나 이제 와서는 통합공항 이전 후보지가 정해지고 나서 발표해도 늦지 않다며 여유를 부리고 있다.



경남 김해공항 확장안에 어떤 오류가 있는지 객관적으로 밝힌 후 김해공항 확장안 백지화에서부터 K2 이전 국비 지원 요구, 대구공항 활성화 방안 수립 등 다양한 대정부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시민들의 요구가 대구시 관계자 몇몇의 책상 서랍에 묻힌 채 중앙정부와의 밀실 협상 카드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반면 부산시는 대구·경남·울산·전라 방면 5개 노선의 김해신공항 접근 도로망을 국토교통부 계획에 반영시키는 한편 김해신공항 예비타당성 조사 기간을 1년에서 6개월로 단축시켜 이달말 발표하고, 오는 3월 국토교통부 신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활주로 보완 등을 건의하기로 하는 등 발 빠른 행보로 대조를 보이고 있다.



대구시는 더 늦기 전에 혈세 3억원을 들여 실시한 검증용역 결과를 시민들에게 밝히고 향후 통합공항 이전이나 K2 이전과 관련해 어떤 전략이 타당한지 공개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대구공항이전 문제는 대구의 미래가 걸린 백년대계인 만큼 대구시의 관련 행정은 정치적 의도가 아닌 시민 이익을 위해, 밀실이 아닌 공개된 장을 통해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대구 수성구청장 이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