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건강

경북도 자살 고위험군 발굴체계 구축, 정신건강서비스 지원

내일신문 전팀장 2018. 2. 5. 08:25

경북도, 자살률 감소와 생명존중 문화조성... 자살예방사업 확대
- 경북, 하루 2.1명 자살... 자살 고위험군 발굴체계 구축, 정신건강서비스 지원 등

 

 

안OO님(OO시, 74세)은 슬하에 세명의 자녀를 두었다. 그러나 둘째 아들은 장애아로 태어나 어릴 때 사망하였고, 큰 딸도 결혼 이후 연락이 끊어진지 오래다.
이 들 부부는 농사를 지으시며 막내 아들을 의지하여 살아가고 있었는데 두 달 전 이 아들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평소 관절염으로 치료를 받으시던 안OO님은 한참동안 병원과 약국에 오시지 않다가 어느 날 약국을 찾으셨는데 전보다 훨씬 여위고, 무기력한 모습에 약사님이 재차 안부를 물었지만 대답도 피하시고 평소와는 다르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막내아들의 사망소식을 알고 있던 약사님은 걱정이 되어, 약국을 나서시는 안OO님 손에 정신건강복지센터 안내지를 꼭 쥐어 드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경북에서는 하루에 2.1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16년 경북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8.8명으로 전국 평균보다 3.2명이 많고, 특히 65세 이상 노인자살률은 50.4명으로 전체 자살자의 31.4%나 차지한다.

 

 

이에 경북도는 자살률 감소와 도내 생명존중 문화 조성을 위해 종합적인 자살예방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주요 추진내용은 ▶ 자살고위험군 발굴체계를 구축하여 자살시도자를 미리 발견하고 ▶ 자살고위험군에게 정신건강서비스 지원, ▶ 자살 재시도를 막기 위한 관리 강화, 유가족의 심리지원 등이 그 내용이다.

 

자살 고위험군 발굴체계 구축
2015년 보건복지부의 심리부검 결과발표에 따르면, 자살사망자들은 사망 전 어떠한 형태로든 자살 경고신호*를 보내지만, 가족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이러한 경고신호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죽음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주변 정리, 수면상태 변화 등 언어․행동․정서적 변화
경북도는 이러한 사실을 감안, 자살 경고신호를 감지 할 수 있는 게이트키퍼 1만명을 양성하고 생명사랑 병원․약국 575개소를 지정․운영키로 했다. 

 

 

게이트키퍼는 이통장․부녀회장, 생활관리사, 요양보호사, 사회복지 공무원, 병원․약국 종사자 등 지역주민들로 한국형 자살예방교육인 「보고․듣고․말하기 교육」을 수료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주변에서 자살 위험 대상자를 발견했을 경우 전문기관에 연계하고, 자살시도를 예방하는 단어 뜻 그대로 자살예방의 수문장 역할을 하게 된다.

 

위의 안OO님이 방문한 약국은 「생명사랑 약국」으로 지정되어 약사가 게이트키퍼 교육을 받은 분으로 자살 경고신호를 인지하고 관내에 있는 전문기관에 연계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사례이다.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정신건강서비스 제공
자살시도자는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음주, 경제적 문제 등 복합적으로 위험요인을 경험할 때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이에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 15개소, 보건소 25개소, 정신의료기관 등이 자살 고위험군 발견시 이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건강 문제들에 적극 개입하여 검사 및 사례관리, 치료기관 연계 등으로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수행한다.

 

 

막내아들의 죽음 이후 불면증에 시달리는 안OO님을 걱정하던 할머니께서 할아버지의 손에 들린 안내지를 보고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락을 했다. 

 

정신건강전문요원의 방문으로 첫 번째 상담이 이루어졌고 안OO님은 이후 수면제를 처방받고 속에 있는 얘기를 풀어놓으시면서 이런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며 고마워 하셨다. 앞으로도 마음건강을 위한 지속상담을 실시할 계획이다.

 

자살 재 시도를 막기 위한 사후관리와 유가족의 심리지원 실시
자살시도자는 1년내 자살 재 시도율이 16%로 자살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사망자 생존 당시 가족 중 자살을 시도하거나 자살로 사망한 사람이 있는 비율이 28.1%로 나타났다.

 

자살시도자가 반드시 거치는 응급의료기관과 협력하여 응급실을 내원하는 자살시도자에 대해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심리치료를 지원한다. 심리치료 지원으로 자살 재 시도를 예방하고, 유가족에 대해서도 면담을 통해 고인의 죽음을 객관적이고 통합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죄책감과 자기 비난에서 벗어나 건강한 애도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울러 경북도는 농촌지역의 충동적인 음독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생명사랑마을」을 추가로 지정하고, 노년기 정신건강증진 프로그램인 「마음건강백세」사업도 확대운영하기로 하는 등 자살예방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이원경 경상북도 복지건강국장은 “자살은 이제 더 이상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지고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과제다. 경북도에서도 자살에 이르는 길목을 차단하기 위한 고위험군 발견에서부터 정신건강서비스 제공, 자살 재 시도를 예방하기 위한 추후 관리까지 도민의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