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대구

대구시립교향악단 제420회 정기연주회 2015 라스트 콘서트

내일신문 전팀장 2015. 11. 27. 14:46

대구시향 제420회 정기연주회 2015 라스트 콘서트
공연 종료 후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 사인회 개최

2015. 12. 11(금) 19시 30분 대구시민회관 그랜드 콘서트홀

 

 

저물어 가는 2015년,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의 올해 마지막 정기연주회인 제420회 정기연주회가 12월 11일(금) 오후 7시 30분 대구시민회관 그랜드 콘서트홀에서 펼쳐진다. 이날 지휘를 맡은 대구시향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는 독일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러시아의 차이콥스키와 보로딘 작품을 통해 이 겨울, 낭만 음악 세계로 관객들을 안내한다.

 

공연의 전반부에는 마치 오페라를 보는 듯 흥미로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두 작품으로 꾸민다. 첫 무대는 1888년 작곡된 교향시 ‘돈 후안, Op.20’은 슈트라우스의 작풍이 확실한 형태로 나타난 최초의 작품으로 낭만적 미의식 속에 감미로운 관능의 세계를 표출하고 있다. ‘돈 후안’을 작곡했을 당시 뮌헨 궁정 가극장의 제3지휘자로 활동했던 슈트라우스는 이때의 경험을 살려 근대 오케스트라의 거의 모든 특징들을 잘 구사해 색채감이 풍부한 음악 공간으로 완성하였다.

 

이 교향시는 헝가리의 시인 레나우(N. Lenau)가 지은 동명의 극시를 바탕으로 만든 것인데 ‘돈 후안’은 14세기 무렵 전설적인 바람둥이로 유명했으나 시 속에서는 이상형을 찾아 방황하는 낭만주의자로 끝내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고독 속에 생을 마감한다.

 

이러한 표제적인 내용을 음악으로 그린 ‘돈 후안, Op.20’은 ‘열락의 회오리’를 나타내는 강렬한 주제로 시작해 빨랐다가 느려지기를 반복하며 서로를 유혹하는 남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후 여러 악기들을 통해 다양한 여성상이 묘사되고, 이들 사이를 방황하며 구애와 유혹을 거듭하던 돈 후안은 결국 모든 것이 헛된 것임을 깨닫고 어둠 속으로 사라짐으로써 전곡을 마친다. 한편, 오케스트라 주자들에게 이 곡은 연주가 까다롭고 어려운 고난도 작품으로 악명이 높으며, 오디션의 단골 레퍼토리로도 유명하다.

 

이어서 1894년부터 작곡을 시작해 1895년 완성된 슈트라우스의 또 다른 교향시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Op.28이 연주된다. 1895년 11월 쾰른에서 프란츠 뷜너의 지휘로 초연돼 큰 호응을 얻었다. 일부 비평가들 사이에서 비난을 받기도 했으나 여러 도시에서 연주되며 큰 인기를 얻었다. ‘틸 오일렌슈피겔’은 14세기경 독일 북부지방에 실존했던 인물로 독일민담에서는 전설적인 어릿광대이자 독일인들에게는 장난꾸러기의 대명사로 일컬어진다. 이 ‘오일렌슈피겔(직역하면 ‘올빼미’)’을 소재로 만든 유머러스한 작품이 바로 이 곡이다.

 

슈트라우스는 키스틀러(C. Kistler)의 오페라 ‘오일렌슈피겔’을 관람한 뒤 영감을 얻어 이 곡을 쓰기 시작했다. 민첩하고 빠른 전개가 특징이며, 내용이 경쾌하고 유머로 가득 차 있으면서도 저속하거나 가볍지 않다. 또 오케스트라는 마치 소리로 채색한 그림을 보여주는 것처럼 생생한 효과를 자아낸다. 바이올린으로 연주되는 프롤로그에 이어 호른이 연주하는 주인공 테마가 흘러나온다. 이어서 나오는 클라리넷에 의한 제1장난부터 제4장난까지 장난의 동기가 이 곡의 중심이 된다.

 

휴식 후에는 차이콥스키의 원숙기에 만들어진 ‘이탈리아 카프리치오’가 트럼펫의 힘찬 팡파르로 시작된다. 폰 메크 부인의 경제원조 덕분에 생계가 보장된 차이콥스키는 1878년 모스크바 음악원 교수직을 사임하고 자유롭게 여행하며 창작활동에 전념한다. 이 무렵부터 높아진 명성과 함께 작곡가로서 부동의 지위를 구축한 그는 1880년대 초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오페라 ‘스페이드의 여왕’과 ‘교향곡 제6번’ 등 수많은 걸작들을 쏟아냈다.

 

이 시기 초반에 완성한 ‘이탈리아 카프리치오’는 글린카의 ‘스페인 서곡 제2번’,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스페인 카프리치오’와 더불어 이국을 주제로 한 대표적인 러시아 관현악곡이다. 결혼 생활의 파경으로 극심한 신경쇠약과 슬럼프에 빠져 있던 1879년, 차이콥스키는 동생과 이탈리아 로마로 여행을 갔다. 비로소 안정을 되찾은 차이콥스키는 로마의 수많은 미술품과 오래된 역사의 흔적들을 보며 창작 의욕을 불태웠다.

 

그 결과물인 ‘이탈리아 카프리치오’에서 차이콥스키는 절묘한 색채감을 보여주는 오케스트레이션과 약동적인 리듬으로 남국 이탈리아의 밝은 분위기를 멋지게 표현해 놓았다. 이 작품의 악상 스케치는 1880년 3월 로마에서 완성했고, 여행을 마치고 여동생이 사는 페테르부르크로 돌아와 오케스트레이션을 마무리 했다. 카프리치오(기상곡)라는 명칭에 걸맞게 주제가 펼쳐지는 각 선율은 메들리처럼 계속 등장하며 그 제시와 전개, 전체 구성은 간결하고 명료하다.

 

전곡은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부는 이탈리아 기병대 막사에서 울려 퍼지는 팡파르 선율과 이탈리아 민요 ‘아름다운 아가씨’의 멋진 선율이 연주된다. 제2부는 현악기의 리드미컬한 반주가 인상적이며, 제3부에서는 목관이 경쾌하고 절묘한 타란텔라(이탈리아 나폴리 지방 춤곡) 선율을 노래한다. 제4부는 중후한 울림의 선율이 노래되면서 제5부로 넘어가고, 제3부의 타란텔라 선율이 다시 들리면서 절정에 이른 후 열광적인 소리와 함께 전곡을 마친다.

 

끝으로 이날 대미를 장식할 곡은 보로딘이 쓴 오페라 ‘프린스 이고르’의 ‘폴로베치안 댄스’이다. 오케스트라 연주에 대구시립합창단의 합창도 함께한다. 오늘날 이 오페라는 거의 연주되는 일이 없고, ‘폴로베치안 댄스’만 오케스트라의 단독 연주로 종종 공연된다. 따라서 합창까지 더해진 무대는 대구시향으로서도 이번이 처음이라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러시아 국민주의 오페라인 ‘프린스 이고르’는 보로딘의 작품 중에서도 그의 개성이 가장 강하게 발휘된 곡이다. 프롤로그와 4막으로 이뤄진 이 오페라는 12세기 러시아 건국시대 노브고로드의 공작 ‘이고르’가 남방 초원지대에 나타난 유목민족 폴로베츠(타타르) 정벌에 나섰다가 포로가 된 뒤 탈출한다는 내용이다.

 

보로딘은 어릴 때부터 음악적 재능을 보였지만 성인이 된 후 화학연구에 몰두하며 평생 과학자와 예술가 두 길을 걸었다. 이렇다 보니 1869년 9월부터 이 오페라를 쓰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작곡에 큰 진척이 없었고, 1879까지 몇몇 부분은 완성됐으나 이 역시 초고에 불과했다. 결국 보로딘은 이 작품을 완성하지 못한 채 1887년 세상을 떠났으며,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림스키코르사코프와 그의 제자 글라주노프가 작곡 및 편곡을 마무리했다. 그렇게 완성된 오페라 ‘프린스 이고르’는 1890년 10월 23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오페라 ‘프린스 이고르’에서 제2막에 해당하는 ‘폴로베치안 댄스’는 폴로베츠의 포로로 잡혀있는 와중에도 민심을 걱정하는 이고르 공 일행을 위로하기 위해 족장 콘차크가 베푼 잔치에서 펼쳐지는 여러 춤을 묘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동양적인 색채와 신비로운 분위기, 격렬한 리듬 등이 잘 어우러져 매혹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특히 여성합창 부분 ‘바람의 날개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가라’는 곡의 하이라이트이며, 광고음악으로도 종종 사용돼 친근하다. 

 

마에스트로 줄리안 코바체프는 “전반부 두 교향시의 경우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특유의 풍부한 악상과 치밀한 묘사, 탁월한 관현악법이 민담으로 전해지는 전설적인 두 인물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극적인 재미까지 선사하는 명곡”이라고 설명했다. 또 “차이콥스키의 ‘이탈리아 기상곡’이나 보로딘의 ‘폴로베치안 댄스’에서는 이국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공연의 레퍼토리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해로 취임 2년차를 보낸 대구시향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는 한 해 동안 낭만에서 현대음악까지 월별 테마가 있는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와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인기를 증명해 보이듯 그가 지휘하는 정기연주회는 거의 매회 전석 매진되고 있다. 줄리안 코바체프는 “관객들을 직접 만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우리의 성공적이었던 2015년을 대구시향 단원, 관객들과 함께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고 밝혔으며, 대구시향은 제420회 정기연주회 종료 후 그랜드 콘서트홀 로비에서 줄리안 코바체프의 사인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대구시향 ‘제419회 정기연주회’는 일반 A석 1만 6천 원, B석 1만 원이며, 국가유공자, 장애인(1~6급) 및 장애인 보호자(1~3급), 만 65세 이상 경로, 학생(초․중․고․대학생)은 확인증 지참 시 50% 할인 된다. 공연일 오후 3시까지 전화(1544-1555) 또는 인터넷(http://ticket.interpark.com)으로 예매 가능하고, 대구시민회관 홈페이지(www.daegucitizenhall.org)와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 위치한 dg티켓츠(053-422-1255, 월요일 휴무)에서 구입 시 1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단, 모든 할인의 중복적용은 불가하며, 초등학생(8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 문의 : 대구시립교향악단(053-250-14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