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대구

베를린 필하모니홀,그 꿈의 무대에 우뚝 대구시립교향악단

내일신문 전팀장 2016. 9. 27. 14:49

대구시립교향악단 2016 유럽투어 :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홀
터져 나오는 박수와 환호! 대구의 사운드로 베를린을 홀리다
지휘 줄리안 코바체프 / 피아노 백혜선
   2016. 9. 26.(월) 오후 8시(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홀


 줄리안 코바체프가 이끄는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이 세계 속의 오케스트라로 도약하기 위한 유럽투어의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딛었다.

○ 창단 52년 만에 처음으로 유럽 순회공연에 나선 대구시향은 지난 9월 26일(월) 오후 8시(현지 시각) 첫 번째 국가인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홀에서 2천여 명 관객들의 찬사 속에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 특히, 공연 전 베를린 필하모니홀에서 주독 한국대사관이 800여 명의 독일 문화예술계, 정치·경제계 주요 인사와 교민을 공연에 초청, 국경일 리셉션을 열어 공연을 더욱 빛냈다.

○ 첫 무대는 작곡가 진영민(경북대 교수)의 대구시향을 위한 창작 위촉곡 “오케스트라를 위한 창발”로 열었다. 유럽 초연된 이 곡은 작곡자가 ‘창발(創發, Emergence)’ 혹은 “떠오름 현상”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것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완성한 것으로, 서양의 방법론 속에 깃든 동양적 가치관들의 융합을 통해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안겼다. 익숙한 음악적 구조 속에서 들려오는 동양적인 낯선 선율들에 관객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시종일관 연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고, 연주를 마치자 이내 뜨거운 갈채를 보냈다.

○ 이어 피아니스트 백혜선의 협연으로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을 연주해 극찬을 받았다. 네 대의 호른으로 시작되는 강렬한 도입부에서부터 전율을 선사한 대구시향은 줄리안 코바체프 지휘자와 백혜선의 완벽한 조화로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음색과 피아노의 강렬한 카리스마까지 내뿜으며 관객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특히 끊이지 않는 박수에 백혜선은 앙코르 곡으로 독일 작곡가 슈만의 “헌정”을 연주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 마지막으로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4번”으로 대구시향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결혼한 지 두 달 만에 파경을 맞은 차이콥스키가 극심한 우울감을 떨치기 위해 떠난 여행지에서 만든 곡인만큼 이 작품에는 그의 피폐한 심경과 운명 앞에 무기력한 인간의 모습, 고독, 애상이 녹아 있다. 이것을 줄리안 코바체프는 대구시향의 매력을 한껏 살려, 힘찬 박력과 빛나는 색채감으로 연주의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끌었다.

○ 독일에서 작곡을 전공 중인 요헨 칼스(Jochen Carls, 22)는 “대구의 클래식 창작음악 열기가 대단하다고 들었다. 오늘 유럽 초연한 진영민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창발'은 서양적인 구조 속에 동양적인 정신을 녹여내 무척 인상적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또 독일에서 활동 중인 소프라노 요세피네 레넬트(Josephine Renelt, 26)는 “세계적인 명성의 베를린 필하모니홀에서 한국 오케스트라의 수준 높은 연주에 놀랐고, 특히 서울이 아닌 지방 오케스트라는 점에서 한국의 뛰어난 음악성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이경수 주독 한국대사도 “클래식 음악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독일 첫 연주회에서 현지 관객들로부터 대구시향이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특히 오늘 대구시향의 공연 덕분에 독일의 유명 인사와 교민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뜻 깊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 대구시를 대표해 대구시향과 함께 유럽투어에 나섰던 류준하 국제관계대사는 “오케스트라는 뛰어난 개인보다는 뛰어난 그룹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도시뿐만 아니라 나아가 국가의 문화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오늘 훌륭한 연주를 보여준 대구시향은 이번 유럽투어를 통해 아시아 정상급 오케스트라로 성장할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 과거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 주자로 활동하며 카라얀에게 지휘법을 배운 바 있는 줄리안 코바체프는 공연을 마치고 남다른 감회에 젖어 “내게는 음악적 고향과도 같은 이 무대에 대구시향과 함께 서게 되어 감개무량했다”며, “오늘의 연주는 대구시향을 유럽에 알린 신호탄과 다름이 없다. 앞으로 세계로 뻗어나가는 오케스트라로 성장하기 위해 우리는 계속 정진해야하며, 그 시작과도 같은 ‘2016 유럽투어’의 남은 공연들도 잘 마칠 수 있도록 최고의 연주를 선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한편,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홀 공연을 마친 대구시향은 체코 프라하 스메타나홀(28일)과 오스트리아 무지크페라인 골든홀(10월 2일)에서 잇따라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