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대구

DGB금융지주 박인규 회장 대구은행장 사퇴 김경룡 부사장 급부상

내일신문 전팀장 2018. 3. 24. 03:30

박인규(64)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지주회장직은 유지한 채 은행장 직에서는 물러나겠다고 23일 오전 주총에서 밝히고 그룹 내 2인자인 김경룡 부사장(59)을 사내이사로 신규 임용하면서 차기 권력구도의 변화를 예고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대표적인 공룡금융그룹이 개방 개혁 소통이라는 시대적인 바람에 적응하지 못하고 구습에 얽매여 있다가 ‘DGB금융지주 박인규 회장 대구은행장 사퇴’라는 불명예스러운 사태까지 맞았다.

 

 

북구 칠성동 제2본점에서 열린 주총에서 결정 된 DGB금융지주 박인규 회장 대구은행장 사의 표명의 직접적인 원인은 32억7천여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법인카드로 결제 한 뒤 수수료 차액(5%)을 빼고 현금으로 돌려받는 일명 카드깡으로 30여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면서 촉발되었다.

 

 

또 앞서 불거진 사내 성추행 사건이 매끄럽지 못하게 처리되면서 최근 거세게 불어 닥치는 미투운동 바람이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고, 금감원 채용 청탁 등 대구은행 채용비리 사건이 여러 건 적발되면서 검찰 수사에 부담을 느껴 대구은행장 사퇴라는 결단에 이르게 됐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 인사에서 박인규 회장은 차기 권좌에 오를 선두그룹 등기이사 3인방을 미리 쳐 내고, 최측근 인사를 배치해 친정 체제를 구축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지만 진정한 ‘호위무사’는 없다는 설도 나오고 있다. 최측근에서 새어나가지 않으면 모르는 정보들이 속속 첩보되면서 수사의 칼끝이 그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인규 회장은 신임 은행장이 선출되면 지주 회장 자리에도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혀 상반기 중 거취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 임시이사회가 개최되고 새로운 은행장을 선출하게는데 그 후임에 관심이 모아지면서 DGB금융지주 김경룡 부사장 카드가 떠오르고 있다.

 

 

김경룡 부사장은 일반 행원으로 입행해 대구은행 경북대지점장 구미영업부장 경산영업부장 변화혁신추진단장 전략경영본부장 겸 DGB경제연구소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입지적인 인물로 신망이 두터워 현 위기를 돌파할 능력을 충분히 갖추었다는 평가다.

 

 

매주 일요일 밤 김경룡 부사장이 직접 이메일로 보내는 월요 뉴스레터를 통해 세상 사람들과 접속하는 소통의 달인이며, 소탈한 성격과 뛰어난 친화력이 강점이다. 한번 받은 은혜는 꼭 갚는 보은의 성품을 갖고 있으며, 선후배를 잘 챙겨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다른 한편으로는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 수도 있다고 한다. 40년 근무경력의 정통 은행맨으로 묵묵히 일하는 '황소'라는 별명을 가진 현 DGB생명보험 대표이사 김경환 사장이다. 김 사장은 대구은행 구미영업부장 경북희망본부장 서부본부장 준법감시인 부행장 등을 거치면서 매끄러운 경영능력을 인정받았으며, 온화한 성품에 합리적이며 따뜻한 인간미가 흐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득렬 팀장 sakgan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