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경북

구미시유지에 무허가건물? 관리당국은 뒷짐만 '허점투성이' 행정

내일신문 전팀장 2015. 9. 20. 04:20

구미시유지에 무허가건물?  관리당국은 뒷짐만 '허점투성이' 행정

 

경북 구미시의 허술한 시유지 관리 실태가 인근 주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시유지는 구미시 관문인 구미역 뒤편 원평지하차도에서 금오산도립공원 방면 우측에 위치한 원평동 964-256번지 및 257번지 일대이다.

 

이곳은 구미시가 개인에게 토지에 대한 대부료를 받고 임대한 시유지이다. 문제는 이곳에 도시미관을 해치는 노후주택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을 뿐 아니라 시유지를 대부한 사람이 세 채의 무허가 건물을 지어 임대를 하고 있는데도 관리감독을 해야 할 구미시청은 뒷짐만 지고 있다는 점이다.

 

 

구미시 원평동 원평지하차도에서 금오산도립공원 방면 오른편에는 지은지 30년도 더 되어 보이는 오래된 가옥 몇 채가 눈에 들어온다. 길 건너 금오산 입구 도로변은 마치 서울 청계천이 연상될 정도로 잘 정비되어 있는 점과 큰 대조를 이룬다. 이곳은 총 면적 약 753㎡(약 228평, 256번지 40평 257번지 188평)으로 공시지가만 약 3억원에 이르는 도심 알짜배기 땅이다.

 

원평동 964-256번지에 들어선 가옥은 A씨가 등기를 해 거주했으나 지금은 비어있는 상태.  257번지에는 B씨가 16평짜리 가옥만을 등기한 뒤, 3채의 무허가 건물을 더 지어 부동산 전기업체 등 3개 업체에 임대한 상태이다. 이 밖에 B씨는 최근 257번지 내에 거주 등의 목적으로 역시 무허가로 조립식 건물을 지었지만 노환으로 타지 병원에 입원하면서 집을 비우고 있다. B씨는 256번지와 257번지 시유지에 220여평에 대한 대부료를 구미시에 납부하고 있는 상태다.

 

 

인근 주민 C씨는 “구미시가 그렇게 도시 환경 정비에 큰 공을 들이면서 도시 한가운데 평당 150만원이 넘는 알짜배기 땅에 왜 이런 판자촌을 그대로 방치하는지 모르겠다”며 “내 땅에 집 한 채 짓는 것도 행정절차가 얼마나 복잡한데 개인 땅도 아닌 시유지에 무허가건물을 그대로 두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일 아니냐”고 되물었다.

 

또 다른 주민 D씨는 “노후 주택에는 현재 사는 사람이 없고 점포도 영업시간이 지나면 문을 닫기 때문에 밤이 되면 골목 안이 무척 으슥하다. 늦은 밤에 담배를 피우는 비행청소년들이 몰려들기도 한다. 이 일대가 자칫 우범지대가 될 소지가 무척 높다고 본다”며 “도시 미관을 해치는 무허가 건물을 정리하고 단계적으로 적절한 선에서 세입자에게 보상한 뒤 이곳을 지역 주민을 위한 소공원이나 복지시설로 전환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민원과 불만에도 불구하고 구미시 측은 “현재로서는 시유지 대부료가 정상적으로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고, 점포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시민이 있는 이상 무허가 건물이라도 함부로 철거 등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미경실련 조근래 사무국장은 “구미시는 최근 수십억원을 들여 철로변 도시숲 조성 사업을 하고 산림청의 도심 녹지화 우수사례로 선정됐다며 홍보하고 있다. 그런데 명백히 철로변에 속하는 이 지역만 사업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국장은 “구미시가 철로변 녹지화를 제대로 수행하려고 한다면 이곳이 사유지라도 매입을 해서 철로변 도시숲을 연결해야 합당한 일이다. 하물며 시유지임에도 불구하고 흉물스런 무허가 노후주택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주민들의 의견대로 소공원 등을 조성해 철로변 녹지화 도시숲을 연결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녹지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 합당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취재 김성자 리포터 saint05310@hanmail.net
사진 전득렬 팀장 papercu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