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경북

[기고 - 정치학박사 김기훈] 20대 총선의 정치지형 해석

내일신문 전팀장 2016. 1. 29. 08:51

[기고-정치학박사 김기훈] 20대 총선의 정치지형 해석

 

새누리당은 이번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진박(진실한 사람), 친박(대통령과 친한 사람), 용박(대통령을 이용하는 사람), 월박(친박쪽으로 넘어 온 사람), 가박(친박이 아닌데 친박이라고 하는 사람) 등으로 분열되어 대통령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진박·친박 구도와 비박 구도가 양분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양분된 구도로 새누리당은 4월 13일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는 것이 자명한 사실이다. 과연 이러한 당내 권력구도가 옳지 못하다는 것을 친박·진박이라는 국회의원들도 대국적 견지에서 스스로 알 것이다. 하지만 권력구도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4월 13일 국회의원 선거보다 더 중요하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들이 속한 새누리당의 생사보다는 그들이 속한 집단의 정치적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것을 이제 국민 누구나가 다 아는 사실이 된 상황이다. 특히 TK지역이라는 대구·경북은 새누리당 내에서 진박 아니면 적어도 친박은 되어야 새누리당 공천을 받을 수가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여론과 언론에 등장한다. 진박과 친박은 그들만의 리그(league)를 준비중인데, 이 지역에서 생각대로 뜻대로 안되는 것이 또한 지금의 현실이다.

 

우리는 역사에서 많은 권력투쟁을 보아왔다. 고구려가 멸망한 것도 연개소문(淵蓋蘇文)과 아들 연남생(淵男生)의 권력투쟁에서 연남생이 아버지인 연개소문에게 패하면서 고구려를 배신하고, 당나라에 투항하면서 고구려의 멸망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조선시대 선조(宣祖)때 임진왜란 때 서인(西人)과 남인(南人)의 극심한 갈등관계로 사전에 예방과 대처할 수 있는 전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에 대한 대비보다는 그들 집단이 속한 이익이 우선시 된 권력투쟁으로 전란을 대비하지 못했다.

 

그 이후 병자호란 역시 인조(仁祖) 왕권이 약한 관계로 왕권강화책을 표방하면서 옳은 말을 하는 신하를 내침으로써 인조는 전쟁에 대비할 수 없었고, 싸워보지도 못하고 남한산성 삼전도(三田渡)에서 굴욕적으로 왕이 직접 무릎을 꿇으면서 치욕스럽게도 항복을 한다.

 

그리고 조선말 중앙정치에서 집권하고 있던 서인(西人)안에서 노론(老論)·소론(小論)의 권력경쟁 그리고 시아버지 대원군과 며느리 명성황후의 권력경쟁은 서양열강 침략을 효과적으로 막아내지 못했다. 당시에 국내정치가 분열되지 않았다면 적어도 일본에게 지배당하는 시기를 늦출 수는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역사에서 우리는 권력경쟁구도가 얼마나 위험한가를 배웠고, 교훈으로 느끼고 있다. 서글프게도 권력경쟁에는 아버지도 없고, 가족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권력경쟁이 과연 정치를 하는 인간의 본성인가라고 누구에게 물어 보고 심정이다.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 발언으로 “진박”이 탄생하고, 새누리당 내부의 경쟁구도는 진박대 비박후보로 양분되었다. 그리고 진박후보이라고 하는 대통령의 사람들은 TK지역으로 내려와 “대통령마케팅” 집중하면서 지역에서 오랫동안 봉사와 노력한 후보들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TK지역에서 현역의원들조차 가장 경계하는 것이 “진박”이 되었다. 이것은 지역대표성과 국민대표성을 동시에 가진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선거의 본질을 흐리게 하고 있다.

 

구미지역에서 김성조 한국체육대학교 총장이 출마의사를 보였다가 갑자기 원인 모를 불출마 선언을 하고, 백승주라는 국방부 차관이 등장하였다. 이것은 새누리당내에서의 진박·친박의 시나리오라는 소문이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있다.

 

구미 시민들은 이번 선거에서 김성조 총장이 좋다기 보다는 그를 4선 국회의원을 만들어 성장동력이 꺼진 구미의 발전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백승주 전 국방부차관의 등장으로 구미의 정치는 요동치기 시작하면서, 지역 정치의 질서가 극도로 일대 혼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는 권영진이라는 의외의 인물을 시민들이 대구시장으로 선택했다. 중앙정치무대에서나 지방에서조차 놀라운 결과로 인식하고, 당시 친박진영에 치명타를 입혔다. 새누리당 경선에서 소위 진박이라는 후보들이 낙선하고, 비박후보인 권영진이 당선되었다.

 

본격적인 선거에서 지금의 더불어 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어려운 선거를 통해 대구시장에 당선되었다. 많은 대구 사람들은 대구가 성장 가능성이 없고, 정체된 지역정서를 타개하자고 친박 마케팅을 하는 후보가 아닌 비박계인 권영진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시민들의 정서를 잘 읽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들었을 때는 상당부분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대구와 경북은 전국꼴지의 소득율과 취업률을 차지하고 있다. 얼마나 심각하면 대구와 경북의 딸 가진 부모는  딸 시집보낼 남자가 없다고 한다. 이 말은 남자가 없는 것이 아니라, 괜찮은 기업이 없으니, 사위감들의 직업이 변변찮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정치가 앞장서야 하는데, 친박 마케팅만하고, 지역 일자리나 기업유치에는 등한시 결과로 해석된다.

 

앞에서 역사에서 권력경쟁의 결과 국제적 환경에 적응 못한 결과 한 나라가 어떻게 패망하는가를 보아왔다. 정치권력은 경쟁과 견제를 통해 성장하는 것이 자명한 사실이지만, 지금의 우리 대한민국의 정당안에서의 계파경쟁은 국가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TK지역에서 집권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진박 대 비박의 정치구도는 20대 총선이 끝나고 심각할 폐해를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 낼 것이다. 그러한 결과는 박근혜정부의 레임덕을 가속화시키고, 실패한 정권이 역사에 기록될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이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지만, TK지역은 특히 다른 지역보다 더 심각하다. 생산을 담당하는 기능자체가 파괴되면서 성장이 멈춰 버리고 앞으로 나갈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 되었다.

 

중국의 등소평(鄧小平)이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 黑猫白猫)이론인데, 1970년대 말부터 중국의 개혁과 개방에 대한 등소평(鄧小平)이 취한 중국의 경제정책으로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상관없이 중국 인민을 잘 살게 하면 그것이 제일이라는 뜻은 오늘날의 우리 정치인들이 되새겨 보아야 한다.

 

국민들은 너무 먹고 살기 힘들어 견디기 힘든 시간을 보낸다. 이러한 상황을 외면한채 자기들 정치적 이익과 기득권만 유지하려고 하는 정치인들에 대해 극도의 불신을 넘어 혐오하고 있다. 얼마나 답답하면 종편 방송에서 참석한 패널이 국회의원들을 모조리 단두대로 보내어 목을 쳐야 한다고 하겠는가? “나라가 망할 때는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더 무섭다”고 동서고금에서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지금 이러한 여당인 새누리당 내부의 심각한 권력경쟁은 결국 국민들에게 그 폐해가 돌아가고, 특히 우리 지역인 TK지역에서 그 부작용은 더 심각하게 나타날 것이다. 더 이상 진박, 친박, 비박의 싸움은 무의미한 싸움이다. 등소평이 주장한 것처럼 “흑묘백묘”의 정신이 필요할 때이며, 지역을 위해 좀더 노력할 수 있는 후보가 각 정당의 후보가 되는 것이 국가적으로나 지역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는 것이다.

글 정치학 박사 김기훈(경북대 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