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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성 <연못> 위작논란에 대한 대구미술관 입장 발표

내일신문 전팀장 2016. 3. 4. 14:47

이인성 <연못> 위작논란에 대한 대구미술관 입장 발표

□ 위작 논란 내용
미술품감정평가원 2004년 위작 판정… 2년 뒤 화랑협회는 2차 감정 때 ‘진품’, “위원들 ‘너무 조악하다’ 의문 제기”
한국화랑협회가 2년 뒤 진품 판정을 내렸다고 해도 이견이 있는 작품을 공공미술관에서 기증 받아 전시하는 것은 문제
    *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이 2013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감정 의뢰를 받은 이인성 작품 69점 중 54점 위작으로 감정

 

□ 경과요약
위작 논란에 휩싸인 이인성 <연못>은 2015년 578점의 작품을 대구미술관에 기증한 김인한 유성건설 회장의 기증작품 중 일부를 소개하는『김인한 컬렉션 하이라이트전, 아름다운 선물』의 출품작으로 현재 2층 4, 5전시실에서 전시 중인 작품이다.


이 작품은 2006년 한국화랑협회에서 발행한 감정서를 보유한 작품으로 대구미술관 아카이브 자문위원회, 작품수집심의회의 등 타당한 절차를 거쳐 입고했다.


대구미술관 운영조례 제19조(소장작품기증), 운영조례 시행규칙 제4조(작품수집 심의위원회 설치), 제9조(기증, 기탁 등에 의한 수집)에 의거하여 아래와 같은 과정을 통해 작품을 입고하였으며, 지난 2월 16일부터『김인한 컬렉션 하이라이트전, 아름다운 선물』전을 진행하고 있다.
     ※ 김인한 기증작 수집절차
       - 2015년 대구미술관 아카이브 자문회의
        · 일자 : 2015. 3. 31.
        · 참석인원 : 아카이브 자문위원 3명, 대구미술관장
        · 내용 : 기증예정 작품 수증 여부 검토
      - 2015년 대구미술관 작품수집심의회의
        · 일자 : 2015. 6. 19.
        · 참석인원 : 작품수집심의위원 7명
        · 내용 : 2015년 작품수집(구입+수증+관리전환) 제반 사항 심의 및 의결

 

이인성의 ‘연못’ 작품의 진위 논란에 대해 정리하자면 먼저 이번 대구미술관의 전시가 처음이 아니며, 이전에도 전시를 위한 심의과정이 있었다.


2005년 대백갤러리 주관『이인성 작가 작고 55주기 기념전시』에서 이미 이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4명의 심의의원단(이채원(이인성기념사업회 회장, 이인성유족), 정준모(前국립현대미술관학예실장), 윤범모(한국 근대미술사학회 회장), 신옥진(부산공간화랑 대표,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의 심의를 거쳐 <연못>을 출품하였다.


당시 전시를 담당한 큐레이터는 “전시 작품을 선정하는 심의과정에서 이미 위작으로 보여 지는 많은 작품들을 걸렀다. <연못>은 심의위원 전원이 진품가능성에 비중을 두었으므로 전시에 출품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본격적으로 화단에 이름을 알렸던 17세부터 작고한 38세에 이르기까지 이인성 작가가 20여 년간 그렸던 작품의 수를 정확하게 가늠하기는 힘들며, 조선미술전람회나 향토회 등의 자료를 통해 입증된 작품과 이인성 기념사업회 작품 목록에 등재되어 있는 작품까지 모두 200여 점 정도이다. 다시 말해 조선미술전람회와 같은 도판에서 입증할 수 없는 작품 모두를 위작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미술품 감정은 전문가적인 분석과정에서 객관적인 수치와 자료들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지만 <연못>처럼 동일한 작품이 서로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하더라도 작가의 작품 활동에 있어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한다면 쉽게 위작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이인성의 ‘연못’ 작품의 진위 여부에 중요한 단서가 되는 단초를 발견하게 된 성과가 있었다. 대구미술관에서 이 자료를 최초로 공개한다는 점에서 이번 기자회견의 의미가 크다.


따라서 이인성 작품의 위작 논란에 대한 대구미술관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한국화랑협회의 감정서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위작 논란이 제기되는 작품이라면 그것을 사장시키기보다는 보다 더 신중하게 연구하고 검토할 의무가 미술관에 있으므로 향후 대구미술관의 연구과제로 가지고 나갈 것이다. 명확한 답을 내리기 어려운 감정분야의 학술적인 연구와 검토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결국, 이인성의 <연못>을 포함한 대구 근대미술의 전반적인 진위 여부는 더 많은 자료수집과 연구가 필요하며 이는 대구시와 미술관의 과제이다. 또한 대구미술관은 이인성 미술상을 주관하는 입장에서 앞으로 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대처해 나가고자 한다.

 

이인성(李仁星 1912-1950)은 대구 출신으로 근대기의 수채화와 유화에서 
 탁월한 재능을 발휘하였던 천재화가로 알려져 있다. 서양화단의 선구자
 였던 서동진에게 수채화를 배우고 1929년 제 8회 조선미술전람회 공모
 전에 18세의 최연소의 나이로 입상한 것을 시작으로 제 14회 선전에서
 는 ‘경주의 산곡에서’ (1935년)로 최고상인 창덕궁상을 수상하였고, 일본
 유학과정을 거쳐 유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었다.
 26세 되던 해인 1937년 제 16회 선전부터는 추천 작가의 반열에 오르는
 등 조선의 천재화가로 명성을 드높였다.

 1912년에서 1950년까지 38년간의 생애에서 20여년 동안 그가 남긴 작업   은 대구 근대미술사 연구에서 중요한 유산이다. 그러므로 이인성에 관   련된 연구와 자료조사는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져야 할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