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대구

대구근대역사관 경상감영과 목판인쇄 고전(古典)의 향기展

내일신문 전팀장 2016. 3. 16. 14:47

감영에서 피어오른 사서삼경의 향기
- 영영장판의 의미와 문화재적 가치를 지역민에게 선보여 -


<경상감영과 목판인쇄>-고전(古典)의 향기展이 3월 16일부터 6월 6일까지 대구근대역사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대구향토역사관이 개최하는 이번 전시는 지난해 규장각에서 그 존재가 확인된 ‘영영장판(嶺營藏板)’의 의미와 문화재적인 가치 등을 지역민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영영장판은 경상감영이 도서를 발간하기 위해 만든 책판(冊板)이다.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奎章閣)한국학연구원이 영영장판 18종 4,205점을 소장하고 있다. 이 전시회에서는 영영장판을 활용하여 인쇄된 대구향토역사관 소장 서적 58권을 선보인다.


또한, 경상감영 정비과정에서 발굴된 도자류와 기와 및 잡상(雜像) 등 유물 22점, 선비들이 사용한 문방구인 고비와 벼루, 연적, 목가구 벼루 등 조선의 선비문화를 엿볼 수 있는 자료 20점 등 총 100점 정도를 선보인다.


조선시대 전국 8도에 설치된 각 감영에서는 유학(儒學)을 장려하기 위해 사서삼경 등 유학관련 서적을 간행했는데, 경상감영(慶尙監營)의 도서간행이 전국에서 가장 활발했다. 조선 후기 영조, 정조, 순조 대에 경상감영에서는 총 200여 종의 서적이 발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들 전시 유물은 경상감영의 설치와 그 역할, 우리 옛 인쇄문화의 발달 과정, 조선의 선비문화 등을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대구의 도심인 중구 포정동에 있었던 경상감영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조선시대 경상도를 통괄하는 행정기구인 경상감영은 1601년 대구에 설치됐는데 감영의 우두머리인 감사, 즉 관찰사는 지방관리의 임면과 조세의 징수, 지방의 교육, 군정 등에 대해 권한을 행사했다.


전시회는 1601년 이후 경삼감사로 부임한 관찰사 226명의 명단도 소개한다. 또 그 동안 수집한 관찰사의 집무실인 선화당 등의 옛 모습을 보여주는 대한제국기 사진 등을 통해 의해 훼손되기 전의 경상감영의 옛 모습도 감상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우리 옛 인쇄문화의 시작과 인쇄 방법 등이 담긴 자료도 선보인다. 이 자료는 우리 옛 인쇄문화에서 가장 큰 줄기 중 하나였던 목판인쇄(木板印刷)의 보급을 소개하고, 목판 인쇄와 활자 인쇄의 차이점을 설명한다. 
 

 

대구근대역사관 전시 유물 중 영영장판으로 인쇄된  논어(論語), 맹자(孟子), 주역(周易)과 같은 사서삼경(四書三經)은 물론 동의보감(의학서적)과 대명률강해(법률서적) 등의 서적도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들 서적은 조선의 통치 사상과 제도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유교의 보급과 교육이 감영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였음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부분이다. 이밖에 중요무형문화재 각자장(刻字匠)의 정교한 글자새김을 비롯해 목판의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물도 상영된다.


대구문화예술회관 최현묵 관장은 ‘영영장판(嶺營藏板)은 조선 후기의 문예 부흥과 지역의 문화적 자긍심을 상징하는 것’이며, ‘인쇄문화의 보고(寶庫)라고 할 수 있는 경상감영에서 찍어낸 인문학 서적을 통해 시대와 삶의 난관을 풀어간 선인들의 지혜와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