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대구

계명대 또 신일희 총장 부자세습 45년 + 4년(?)

내일신문 전팀장 2016. 5. 25. 10:21

계명대 또 신일희 총장 부자세습 45년 + 4년(?)
7월 5일 임기만료 앞두고 신 총장 거취 관심
장남 신진기 승계설에 학내외 3대 세습 “말이 되나”

 

오는 7월 5일 신일희 계명대학교 총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후임 총장선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학 안팎에서는 신일희 총장이 법인이사회의 요식적 절차를 거쳐 다시 총장으로 임명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총장직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신총장의 장남 신진기 경영부총장의 총장 승계라는 깜짝 인사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계명대학교 법인은 신총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 9일 이사회를 열어 11대 총장선출을 위한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후보추천위 구성을 위한 인선위원회를 꾸렸으며 오는 24일 이사회에서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총장선출 절차에 들어갔다.

 

신 총장은 최근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더 이상 총장직을 수행할 의사가 없다”며 일단 선을 그었다. 학교 현안인 의료원 신축문제도 궤도에 올랐고, 학교 운영도 안정된 만큼 자신이 퇴임해도 학교운영에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신 총장은 “저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사회가 차기 총장으로 저를 임명하면 거부할 수 없는 것이 기독교인의 소명”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계명대 총장은 통상 총장추천위에서 3배수를 추천하면 이사회에서 총장을 선임하고 적격자가 없으면 재추천 절차를 밟게 된다. 현재로선 신 총장의 재선임 전망이 우세하다.
신 총장은 추천위의 추천과 이사회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만큼 차기 총장에도 길을 열어뒀고 4년 전에도 신 총장은 연임의사가 없음을 밝혔으나 이사회의 요청을 이유로 총장직을 수락했다. 법인이사회나 총천 추천위가 신 총장의 의중을 거역할 수 없는 역학구조라는 점도 신 총장 재선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만하겠다’ 수차례 식언후 다시 총장 부임
신 총장이 11대 총장에 임명되면 그야말로 계명대는 신씨 족벌체제라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는 1978년 3월 계명대의 종합대 승격에 맞춰 초대총장 취임후 1982년 5월 당시 문교부의 종용으로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2대와 3대는 혼란기를 거친후 총장직 복귀를 노리던 신 총장은 1988년 총장직선제 도입으로 총장선거에 나서 당선돼 4대 총장으로 복귀했다. 학내외에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자 신 총장은 “다음 총장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제출하는 단임공약을 내세워 5대 총장으로 선출됐다.

 

1996년 3월에는 6대 총장선거를 앞두고 지방 7개 사립대 총장결의로 총장직선제를 폐지하고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이사회결의로 6대 총장에 오른 후 7대총장까지 4회에 걸쳐 연임했다. 그는 2004년 명예총장으로 잠시 물러났다. 2005년에는 계명기독학원 이사장에 취임해 대학의 인사와 재정권을 털어쥐었다. 당시는 혁신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노무현 정부 출범 2년차였다. 2008년 그는 다시 9대총장으로 돌아왔다.

 

당시 임시로 맡겨놨던 이진우 전 총장과 불화설도 나돌았다. 신총장은 2012년 9대총장 임기만료를 앞두고 ‘더 이상 연임하지 않겠다’고 했다. 수차례 고사했다는 소문도 들렸지만 다시 합의추대형식으로 10대 총장이 됐다. ‘그만하겠다’는 말은 허언에 불과했다.

 

신총장은 1974년 계명대 독문과 교수 부임후 1978년 39세의 나이에 총장이 돼 모두 28년째 총장을 역임하고 있다. 신총장의 부친 고 신태식 총장은 1961년부터 1978년까지 17년간 학장을 했다. 설립자도 아닌 신씨 부자가 45년간 사립대의 수장을 하게 돼 대학 사유화 논란의 불씨를 제공하고 있다.

 

■계명대 총장 부자세습에 3대 손자 총장설도 부상
대학사유화와 총장 세습논란은 3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초미의 관심사다.
신총장의 총장 재선임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신총장의 장남 신진기 부총장의 선출도 배제할 수 없다. 신진기(48)부총장은 지난 2009년 미국에서 돌아왔다. 외국인(미국) 특례교수로 교통공학전공 조교수에 임용돼 기획정보처장을 맡은 후 지난해 3월 경영부총장으로 승진했다.

 

신진기 부총장은 3대세습을 위한 경영수업중이라는 게 학내외의 지배적인 여론이다. 이번 11대가 될 가능성도 있지만 조만간 총장자리를 꿰찰 것으로 보인다. 신 총장의 장녀 신채기씨도 계명대 미술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러나 부자세습에 이어 3대 세습으로 이어질 경우, 학내외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학교설립에 단돈 10원도 투자한 일이 없는 신씨 부자에 이어 손자에 이르기까지 총장을 맡을 경우, 대학 사유화 논란과 함께 족벌체제 구축이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계명대 교수협의회 출신 교수와 신 총장 재임시 해직된 교수들은 조만간 모임을 갖고 신 총장의 총장 재선임 반대와 대학사유화 및 3대 세습시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명대 출신 한 교수는 “고 신태식 학장과 신일희 총장 등의 부자는 계명대 설립과 전혀 무관한데도 수십년에 걸쳐 대학을 사유화하고 있다”며 특히 신총장은 각종 부정과 비리로 유죄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고 교비로 구입하고 기증받은 부동산을 편취한 인물인데 더 이상 총장직을 유지하는 것은 상식에 부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신총장은 성주군 목장부지와 계명목재소 등을 편취하거나 부당하게 취득했다는 법원의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계명대는 1954년 미국 북장로교 선교부와 경북노회 지도자들이 설립한 대학이나 안두화(에드워드 아담스)박사 후임으로 선임된 고 신태식 학장은 1971년 법인정관을 개정해 설립자 조항을 삭제하고 미국 선교부와 경북노회와의 관계를 끊은 데 이어 계명대의 종합대 승격과 함께 아들인 신 총장에게 초대 총장직을 넘겼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