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교육

대구시교육청, 고교 학점제 도입 준비, 진로집중과정 확대

내일신문 전팀장 2017. 5. 31. 15:13

대구시교육청, 고교 학점제 도입 준비, 차분하고 신중하게 진행 중



대구시교육청은 새 정부의 고교 학점제 도입 계획에 대해 교육부가 제시한 4단계를 찬찬히 밟아가며 현장의 혼란이 없도록 신중하게 대비하고 있다.


 ○ 교육부가 제시한 고교 학점제 도입 단계는 총 4단계
   1단계: 학교 내 진로집중과정 확대 운영
   2단계: 학교 내 소수선택과목 확대 운영
   3단계: 학교 간 협력교육과정 운영
   4단계: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운영


고교 학점제 도입의 초점은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 확대에 있는데, 대구시교육청은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사업의 가장 핵심적인 과제를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 확대에 두고, 2014년부터 올해까지 4년째 학교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4가지 단계를 순차적 도입하면서 각 단계의 확대 운영에도 힘쓰고 있다.


□  1단계: 학교 내 진로집중과정 확대 운영
 ○ 진로집중과정이란, 학생들이 진로에 맞추어 과목을 선택할 수 있고, 흥미와 적성을 고려하여 학교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설한 다양한 교육과정 경로, 트랙을 의미한다.


대구시교육청 소속 대부분의 고등학교는 이과, 문과의 단조로운 2개 과정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한 학년에 최소 3개, 많게는 5개 과정까지 운영하고 있다.


대구수성고의 2학년은 인문, 사회, 생명공학, 자연과학, 미술중점의 5개 과정을 운영하고, 구암고 2학년은 인문, 사회, 이학, 공학의 4개 과정을 운영 중이다. 현실적으로 학급 수가 아주 적어 과정을 세분하기 어려운 몇 개의 학교를 제외하고, 3개 과정 이상 운영하고 있는 대구시의 일반고는 전체 51교 중 48개교에 이른다. 


서로 다른 진로집중과정 간에는 고교 3년 동안 3과목(6단위) 이상의 차이가 나며, 과정이 다르면 필수과목은 같지만, 선택과목이 달라지는 차이가 생기게 된다.



□ 2단계: 학교 내 소수선택과목 확대 운영
 ○ 학교 내 소수선택과목이란 13명 이하의 학생이 수강하는 과목을 말한다. 13명 이하로 수강생이 구성될 경우 등급 산출 없이 성적 처리가 가능하고, 학교생활기록부 해당 과목란에는 등급 없이 방점(․)만 찍게 된다. 따라서 학생들은 내신 성적의 유불리에 상관없이 흥미를 느끼거나 진로에 필요한 과목을 공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대구시교육청 소속 일반고의 경우, 학교 내 소수선택과목 운영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34교에서 126과목을 개설하고 있다. 1개 과목부터 8개 과목까지 학생들의 희망에 따라 과목이 개설되는데, 평균적으로 보면 학교 당 3~4개 과목이 개설되는 셈이다.


학교 내 소수선택과목으로 선호되는 과목은 과제연구(사회, 과학), 국제경제, 국제정치, 국제법, 고급수학 같은 심화과목들이 많고, 공학기술이나 공업기술, 기초수학, 기초영어 같은 과목도 눈에 뜨인다. 또 무학년제로 운영되면서 수강생이 20명이 넘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 과목은 모두 성적 산출이 필요 없는 보건이나 교육학, 심리학 같은 교양과목이다.



□ 3단계: 학교 간 협력교육과정 운영

대구시교육청은 지난 2014년부터 개별학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과목에 대하여 지역별 클러스터 단위로 묶어 이웃학교에서 개설된 과목에 한 해 들을 수 있는 거점학교를 운영했고, 2016년부터는 학교 간 협력과정을 확대하여 학생들이 지역과 학군 구분 없이 대구시내 전역에 걸쳐 개설된 어떤 과목이라도 수강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올해 대구시교육청의 학교 간 협력교육과정 운영 현황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정규과목 수가 작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는 점이다. 학교 간 협력교육과정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하나는 정규과목 운영이고, 또 하나는 방과후학교와 비슷한 성격의 공동 프로그램 운영이다.


2016년 학교 간 협력교육과정의 정규과목 개설은 1학기에 26개, 2학기에 22개였으나, 2017년 1학기 현재 정규과목은 47개로 대폭 늘어났다. 한편 공동프로그램은 2016년 1학기에 69개, 2학기엔 53개였으나 올 1학기에는 42개로 줄었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정규과목은 주로 국제정치, 국제경제, 고급수학, 고급화학 등과 같은 심화과목이거나, 물리실험, 생명과학실험 등과 같이 많은 직접 수행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는 과목, 교육학이나 심리학 등의 교양과목, 디자인 공예나 드로잉, 프로그래밍 등 예체능, 정보 교과 등이다. 


취미 활동이나 진로 탐색 성격의 공동 프로그램보다 정규과목으로 협력교육과정 운영의 내용이 변화된 것은 3년 동안 일반고에서 다양하게 강좌를 개설하여 운영해 온 경험이 축적되어 여러 학교의 학생들이 모였어도 정규과목으로 개설해 수업은 물론 평가까지 진행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대부분의 학교가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교육청은 51개의 일반고와 13개의 자공고가 협력하여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데 따르는 교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구e-스터디(http://estudy.edunavi.kr) 에 ‘협력교육과정’운영을 위한 별개의 시스템을 만들어 학생들의 수강신청, 담당교사들의 출결 파악, 학교 간 정보 공유 등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 4단계: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운영

학교 간 담장을 허물고 원하는 과목은 어디서든 들을 수 있도록 하자는 고교 학점제로 가는 마지막 단계는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운영이다. 대구시교육청은 교육부의 공모사업에 선정, 교육부 특별교부금을 받아 전국의 6개 시도교육청과 공동으로 미네르바형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대구 관내 학교 내, 학교 간 교육과정 운영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수강할 수 없는 경우에 대비에 대구시교육청을 비롯해, 서울, 인천, 경남, 충남, 전남 6개 시도는 공동으로 미네르바형(실시간 학생 참여형)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이 사업은 올해 시스템 개통 및 시범 운영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6개 시도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대해 운영할 예정이다.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이 구축될 경우, 학생들은 대구 지역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과목을 수강하고 싶을 경우 다른 지역의 교사가 운영하는 강좌에 참여하거나, 다른 지역 학생들과 동일한 강좌를 동 시간에 수강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 향후 계획

현재 학교 내 소수선택과목이나 학교 간 협력교육과정 운영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본인 학교에서 개설된 과목을 모두 이수하면서 추가로 이루어지는 수업에 참여하게 되어 많은 부담을 안고 있다.


이러한 학업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대구시교육청은 학생들이 정규수업 시간 내에 이러한 배움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각종 인프라(교실, 시간표 관리, 교사 수급)를 갖추어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교육청 내 전문직, 학교장, 교사 등으로 이루어진 TF팀을 구성해 고교 학점화 도입에 적극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대구시교육청 중등교육과 최진아 장학사는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 확대는 대입제도의 개선, 내신 절대평가제 실시 등과 맞물려 있는 중요한 사안이므로 신중하고 철저한 준비로 현장의 혼란 없이 진행되도록 학교와 교육청이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