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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스캔들-덩신밍]치정극VS.알력음해? 덩신밍과 ‘상하이스캔들’

내일신문 전팀장 2011. 3. 10. 13:06

[상하이스캔들-덩신밍]치정극VS.알력 음해? 덩신밍과 ‘상하이스캔들’의 실체

덩신밍 스캔들 메가톤급 파장 비해 밝혀진 내용 너무 적어

중국여성 덩신밍씨 조사 불가 … 덩신밍 스캔들 미제사건 가능성

 

 

한국 외교가 중국 여성 덩신밍을 둘러싼 '스캔들'로 폭탄을 맞았다. 부적절한 관계에 있던 외교관들이 비자발급 편의를 봐주고 기밀까지 넘겼다는 게 스캔들의 골자다. 하지만 사건의 핵심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다. 총영사관 지휘부 사이에 심했던 알력이 낳은 음해라는 전혀 다른 분석도 나온다.

 

먼저 사건의 중심에 있는 중국 여성 덩신밍씨의 실체를 아는 사람이 없다. 단순 비자발급 이권을 노린 브로커라는 주장에서부터 스파이라는 주장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단순 브로커로 보기에는 실력파였다는 게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상하이 핵심 권력층과의 인맥을 바탕으로 총영사관에 도움을 준 사례가 '탈북자-국군포로 동시교환 역할' '이상득-중국 부총리급 면담주선' 등 최소 7건이다.

 

덩샤오핑 전 중국주석의 방계 손녀라는 설, 베이징 권부의 핵심인 중난하이(中南海) 출입설도 있다. 반면 정작 자신이 원했던 비자발급 대행기관은 지정되지도 못했다.

스파이 혐의를 두기에는 어설픈 지점이 적지 않다. 빼낸 자료를 아무렇게나 방치해 남편에게 '발각'됐고 관련 남성과 사진으로 곳곳에 '증거'도 남겼다. 덩신밍에게 빠져나갔다는 정보의 등급도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가 갖고 있던 '이명박 후보 선거대책본부' 시절 전화번호와 총영사관의 비자발급 현황 등이 유출됐지만 김 총영사는 "상당수 번호가 바뀌고 현재 사용되지 않아 책상에 처박아 두었던 자료들"이라고 주장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도 "현재까지 조사로는 기밀자료는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덩신밍과 애정관계를 둘러싸고 벌어진 단순 치정극일까. 당국은 품위훼손 등의 이유로 부처파견 영사 2명을 지난해 11월 조기귀국시켰고 덩신밍의 남편 J모씨는 부적절한 관계 및 국가기밀 유출혐의로 정부기관에 투서를 해왔다. 여기서 덩신밍과 한국 외교관들이 찍은 사진 등 '물증'이 확보됐다.

 

하지만 전혀 다른 해석도 나온다. 김정기 전 총영사와 같은 시기 근무하던 부총영사 J씨와의 알력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총영사는 J 부총영사의 업무미숙을 문제삼았고 정보기관 출신의 J 부총영사는 김 총영사에 대해 부정적인 보고서를 올리는 등 갈등이 심했다는 것. 김 전 총영사는 8일 "이번 사건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총영사는 8일 오후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에서 사건 경위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향후 필요에 따라 관련자들을 추가조사할 계획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현재 총리실 주관으로 조사가 진행중이므로 그 결과를 지켜보자"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국적의 덩신밍에 대해 조사권한이 없어 사건이 자칫 미궁으로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