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교육

대구 경덕여고 제1회 경덕모의유엔회의 개최

내일신문 전팀장 2015. 11. 2. 15:39

처음부터 끝가지 학생들이 중심이 된 모의유엔회의 성공적 개최 

  경덕여자고등학교(교장 최교만)는 11월 1일(일) 오전9시부터 저녁7시까지 제1회 경덕모의유엔(KDMUN-Kyungduk Model United Nations)회의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8월 말 경 모의유엔 개최를 희망했던 네 명의 학생(경덕여고 2학년 학생 김나영, 김민서, 김현빈, 이세정)이 전윤정 교사를 찾아오면서 시작되었다. 현재 대구 내에서 약 3~4개 학교만이 실시하고 있는 모의유엔을 경덕여고에서도 개최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 의견에 대해 전윤정 담당 교사는 “이렇게 큰 행사를 학생 네 명이 해 보겠다고 하니 처음에는 의아했다. 학생들에게 먼저 계획서를 써 오라고 했는데, 며칠 뒤 가지고 온 계획서는 학생들이 썼다고 믿기지 않을 만큼 세부적인 계획이 구체적으로 들어가 있어 흔쾌히 제1회 경덕모의유엔 개최에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시작된 모의유엔은 대구 경덕여고 학생들이 스스로 학생 모집부터 개최까지 장장 3개월간의 회의와 준비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다. 최초로 교사를 찾아온 네 명의 학생이 각 기구(WHO, UNFCCC, WTO, UNHCR)의 의장을 맡았고, 부의장과 대사관, 회의 진행을 도와줄 스태프는 학교 게시판에 공고문을 붙인 뒤 신청서를 받아 의장단이 직접 선발하였다. 총 71명의 제1회 경덕모의유엔단이 구성되었고, 의장단과 스태프는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구체적인 일정을 잡고 모의유엔 사전회의를 하였다. 경덕모의유엔 블로그를 만들어 각국 대사관에게 회의문 작성 방법을 안내하고 모의유엔 진행 방법을 교육하는 것도 의장단과 스태프들이 맡았다.
 
  모의유엔 당일, 의장단과 스태프는 아침 7시부터 등교해 명찰을 배부하고 회의장을 꾸리는 등 일사분란하게 회의 준비를 마쳤다. 총의장(이세정 학생)의 진행으로 엄숙한 분위기에서 개회식을 마친 각 대사단은 기구별로 모여 본격적인 회의를 시작했다. 의장의 선언으로 시작한 회의는 각국 대사의 기조연설을 필두로 자국의 이익을 도모하면서도 세계의 평화에 이바지하기 위한 질의 응답으로 이어졌다. 특히 WHO 회의장에서는 의료 기술 지원을 필요로 하는 아시아 국가의 대사들이 선진국의 의과대학생 해외파견봉사를 활용한 의료기술 지원을 요청하여 주목을 받았다. WTO에서는 중국 대사에게 질문이 쏟아졌는데, 해당 국가의 부정부패와 세금 문제 등을 지적하여 세계 무역의 중심에 중국이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확인케 했다. 열띤 질의응답 중에 국가 간의 갈등이 일어날 만한 예민한 과제가 제시될 때에도 의장의 엄숙한 진행과 각국 대사들의 설득력 있는 언변 덕분에 갈등이 매끄럽게 중재되었다.

 

경덕모의유엔을 지켜본 박명심 교감은 “학생들이 전 세계의 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공부하고 엄숙하게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무척 놀랐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행사를 진행한다기에 걱정이 앞섰지만 모의유엔 과정을 직접 지켜보고 나서는 우리 경덕여고 학생들의 저력이 전 세계로 뻗어갈 것이라는 것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모의유엔에 참가한 2학년 신유진 학생은 “처음에 기조연설 할 때는 무척 떨렸지만 내가 직접 미국의 입장을 제시하고 미국이 가진 자원으로 세계의 평화를 위해 힘을 보탤 수 있다는 것이 뿌듯했다. 모의유엔을 계기로 세계로 나아가 일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모의유엔을 처음으로 기획했던 대구 경덕여고 네 명의 의장단은 “모의유엔과 같이 큰 행사를 친구들과 함께 준비했다는 것이 무척 뿌듯하다. 국제 이슈를 우리가 스스로 공부하고 발표하면서 국제 정세와 흐름을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1학년이 많이 참가해 조리 있는 발표와 집중력을 보여주었는데, 지금의 1학년들이 내년에 제2회 경덕모의유엔을 개최해 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렌다. 우리가 그 시작이 되었다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열띤 토론과 질의응답 때문에 회의 시간을 더 연장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던 제1회 경덕모의유엔은 국제 사회 속에서 학생들이 앞으로 해야 할 역할을 스스로 공부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되었다. 특히 처음부터 끝까지 학생의 역량을 통해 진행된 행사이기에 학생들이 얻은 자부심과 자신감은 무엇보다도 큰 수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