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대구

대구시립교향악단 특별기획연주회 마에스트로 & 비르투오소

내일신문 전팀장 2016. 5. 9. 14:46

대한민국 대표 마에스트로 임헌정 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첼로 수석 마르틴 뢰어 협연
2016. 5. 20.(금)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 2016년,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은 국내외 클래식 거장들과 함께하는 특별기획연주회를 개최한다. 그 첫 공연이 될 <마에스트로 & 비르투오소>가 오는 5월 20일(금)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최고의 지휘자와 연주자를 이르는 공연 제목에 걸맞게 이번 무대는 대한민국 대표 마에스트로 임헌정이 지휘하고,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베를린 필하모닉 수석 첼리스트 마르틴 뢰어가 협연한다.

○ 임헌정 지휘자와 마르틴 뢰어는 이미 몇 차례의 공연에서 완벽한 호흡으로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래서 지역의 클래식 애호가들이 이번 공연에 거는 기대도 남다르다. 이들이 대구시향 관객들에게 선보일 무대는 클래식 음악사상 걸작으로 손꼽히는 두 작품, 슈만 “첼로 협주곡”과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이다.

○ 전반부를 장식할 “첼로 협주곡”은 1850년 로버트 슈만이 40세 때 뒤셀도르프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부임 후 쓴 첫 작품이다. 독주 첼로에서 울려 퍼지는 낭만적 우수,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의 섬세한 교감, 그리고 독주 첼로의 뛰어난 기법 전개 등으로 첼로 협주곡 중에서도 명곡으로 평가받는다.

○ 19세기 전반만 해도 첼로 협주곡은 흔치 않았다. 이런 때 슈만이 이 곡을 쓴 이유는 우선 그 자신이 첼로라는 악기에 매료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평론 활동을 통해 당시 훌륭한 첼로 협주곡이 없다는 사실을 통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첼로 협주곡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탓에 이 작품이 세상에 알려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특히 이 작품은 독주 첼로에 고난도 기교가 필요해 슈만 생전에는 연주회에서 연주된 적이 없었다.

○ 이 협주곡을 쓸 때 슈만은 첼리스트 보크뮈르에게서 기법적인 조언을 받았다. 그러나 본질적인 부분에서는 자기 생각을 관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누구보다 슈만 자신이 이 곡의 가치를 확신하고 있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 곡은 경쾌함과 대담함이 섞인 주제로 첼로의 매력을 충분히 발산하고 있는 1악장에 이어 낭만적인 울림으로 감동을 선사하는 2악장, 독주 첼로의 화려한 기교가 돋보이는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연주의 중단 없이 다음 악장으로 연결되므로 마치 단악장의 곡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 풍부한 서정 속에 절정의 기교를 선보이게 될 첼리스트 마르틴 뢰어는 이미 한국에서 몇 차례 공연한 바 있지만 대구 관객들과는 이번이 첫 만남이다. 독일 함부르크 출신인 그는 1997년 베를린 필 수석으로 발탁된 이후 현재까지 오케스트라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또 실내악단 ‘장 폴 트리오’, ‘베를린 필 12첼리스트’ 멤버이자 독주자로 다양한 국제무대에 서고 있다. 이 밖에도 베를린 필하모닉의 카라얀 아카데미와 세계 각국의 마스터클래스에서 후학을 양성 중이다.

○ 함부르크 국립음대, 미국 줄리아드 음악원, 독일 베를린 예술대학교에서 공부를 마쳤고, 줄리아드 음악원과 독일국립학술재단에서 장학금을 받았다. 1993년 본에서 열린 독일 음악 콩쿠르의 우승을 차지한 그는 다음 시즌 제37회 영 아티스트 콘서트에 참가하였으며, 이어 1995년 유고슬라비아 벨그라드에서 개최된 죄네스 뮈지칼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영예의 1위에 올랐다. 그리고 ‘장 폴 트리오’로 오사카 국제 실내악 콩쿠르(1993)와 멜버른 국제 실내악 콩쿠르(1995)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 휴식 후 후반부에는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베를리오즈의 역작 “환상 교향곡”이 펼쳐진다. 1830년, 파리 음악원에 재학 중이던 26세의 베를리오즈가 이 곡을 발표했을 때 작품에 사용된 기상천외한 음악기법과 내용으로 당시 음악계는 발칵 뒤집혔다. 이 곡이 만들어진 배경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있지만, 작곡가 본인의 자전적 음악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 1827년, 24세의 베를리오즈는 영국 셰익스피어 극단의 파리 공연 무대에 섰던 여배우 해리엇 스미드슨을 보고 첫눈에 반했다. 하지만 그녀는 무명의 젊은 작곡가에게 관심이 없었고, 베를리오즈의 짝사랑이 깊어질수록 그의 고통도 더해갔다. 이 같은 심리상태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 베토벤의 관현악곡, 그리고 괴테의 「파우스트」 등에 영향을 받은 베를리오즈는 정열적이지만 악마적이고 파멸적 원망에 가득 찬 이 곡을 완성했다.

○ 4악장 구성의 일반 교향곡과 달리 이 곡은 5악장으로 이뤄져 있고, ‘꿈, 열정’, ‘무도회’, ‘들판의 풍경’, ‘단두대로의 행진’, ‘마녀들의 축젯날 밤의 꿈’ 이렇게 다섯 개의 표제가 붙어 있다. 악장별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개된다. 한 여자를 짝사랑하던 젊은 예술가는 그녀의 사랑을 얻지 못해 전전긍긍한다. 결국 실연의 상처로 자살을 시도하지만 미수에 그치고, 깊은 꿈속에서 그는 연인을 죽인 죄로 처형당한다. 이후에도 여전히 환상 속을 헤매며 마녀들의 축제에서 자신의 장례식을 목격한다.

○ 이 같은 파격적인 내용과 달리 음악어법만 놓고 보면 베토벤의 교향곡 형식을 계승한 흔적이 역력하다. 하지만 표현의 증대를 위해 변칙적인 방법도 사용됐다. 예를 들면, 2관 편성을 기본으로 하되, 목관에서 바순 네 대, 금관에서 트럼펫 두 대 외에 코넷 두 대, 튜바 두 대가 사용됐다. 3악장에서는 팀파니 연주자가 네 명으로 늘어나고, 당시로써는 보기 드물게 하프도 두 대가 나온다.

○ 또한, 기묘한 소리를 내기 위해 작은 클라리넷이 등장하며, 현악기의 활대 나무 부분으로 현을 두드려 소리 내는 콜레뇨(col legno) 등 놀라운 수법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특히 연인을 상징하는 고정악상(고정된 관념을 나타내는 선율) 기법을 낭만 음악에 처음으로 도입해 적절히 배치했고, 오케스트라 악기들의 개성 있는 음색을 절묘하게 활용해 음향효과까지 극대화 했다. 이번 연주회는 이처럼 시대를 앞서 갔던 한 천재 작곡가가 남긴 전대미문의 놀라운 작품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 이번 공연의 지휘를 맡은 임헌정은 현재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이자 서울대 음대 작곡과 지휘전공 교수이다. 스트라빈스키, 쇤베르크, 바르톡, 베베른 등의 작품을 국내 초연하였고, 국내 최초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로 '말러 신드롬', '말러 붐'을 불러일으켰다.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계관지휘자로 25년간 상임지휘자를 역임한 그는 국내 음악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동아일보 설문조사에서 '국내 최고의 지휘자'로 2회 연속 선정된 바 있다.

○ 동아음악콩쿠르 대상 수상자 중 현재까지 유일한 작곡부문 수상자이고, 한국음악협회 '한국음악상', 문화체육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대통령상)', '대원음악상 특별 공헌상' 등을 수상했다. 2015년에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창단 30주년 기념으로 유럽 3개국(크로아티아,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투어 연주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 대구시향 특별기획연주회Ⅰ “마에스트로 & 비르투오소”는 일반 A석 1만 6천 원, B석 1만 원이며, 국가유공자, 장애인(1~6급) 및 장애인 보호자(1~3급), 만 65세 이상 경로, 학생(초․중․고․대학생)은 확인증 지참 시 50% 할인 된다. 공연 전일 오후 3시까지 전화(1544-1555) 또는 인터넷(http://ticket.interpark.com)으로 예매 가능하고,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www.dgconcerthouse.org)와 삼덕 지구대 맞은편에 위치한 dg티켓츠(053-422-1255, 월요일 휴무)에서 구입 시 1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단, 모든 할인의 중복적용은 불가하며, 초등학생(8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 한편, 대구시향 특별기획연주회는 하반기에도 이어진다. 우선 7월에 비엔나 체임버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로 활동 중인 슈테판 블라더를 초청해 그가 지휘뿐 아니라 피아노 협연을 한다. 또 10월에는 로열 콘서트헤보우 오케스트라에서 세계적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의 부지휘자를 역임한 테오 월터스의 지휘로 바흐, 브람스, 베토벤의 명작들을 선보인다. 그리고 11월에는 보스턴 글로브로부터 “비교할 수 없는 깨끗함, 깊이 있는 서정성의 대가”라는 찬사를 받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페터 폰 빈하르트가 협연자로 나설 예정이다.

○ 문의 : 대구시립교향악단(053-250-14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