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교육

대구 경상공고 이동철 교사 ‘잊지 못할 조인성 선생님’

내일신문 전팀장 2016. 5. 10. 16:05

입학 커트라인 95%, 어려운 가정 형편, 관심과 사랑에 굶주린 아이들, 학습된 무력감, 낮은 자아존중감,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


위에 열거한 말들은 모두 본교의 많은 학생들이 처해 있는 상황을 설명하는 것들입니다. 이 학생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나아가 그들의 불확실한 미래에 한 줄기 빛이 되어 주기 위해 노력한 가슴 뜨거운 선생님이 한 분 계십니다. 바로 2010년부터 본교에 근무하고 계시는 조인성 선생님입니다.


조인성 선생님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동안 본교의 모바일 로보틱스 직종의 기능 담당 교사로 활동했습니다. 본교는 다양한 기능 분야에서 전통적으로 실내장식, 가구 직종에서 강세를 보였습니다. 당시 모바일 로보틱스 직종은 불모지나 다름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조인성 선생님은 그 불모지에 터를 닦고, 뼈대를 만들어 결국 경상공업고등학교 모바일 로보틱스라는 탄탄한 집을 쌓아올렸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은 조인성 선생님이 피와 땀으로 만든 집 안에서 2014년 지방기능경기 대회 금메달, 2014년 전국기능경기대회 우수상이라는 성과로 보답했습니다. 한 사람의 열정과 끈기가 어떤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감동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세상 모든 일에 과정 없는 결과는 없습니다. 이렇게 값진 성과를 내기까지 그 과정은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었습니다. 모바일 로보틱스 직종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노하우도 없던 시절 조인성 선생님은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며 몸소 교학상장(敎學相長)을 실천했습니다. ㈜ED 제3연수실, 대구미래대학교,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충남기계공업고등학교 등에서 시행하는 모바일 로보틱스 직종 기본 교육 및 심화 교육에 학생들과 함께 참가하여 이론과 실기를 연마했습니다. 또한 부산기계공업고등학교,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 흥해공업고등학교, 서울로봇고등학교 등에서 시행하는 모바일 로보틱스 직종 평가전에도 꾸준히 출전하여 실전 감각을 익혔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조인성 선생님을 빛나게 하는 것은 진심으로 학생들을 위하는 어질고 굳은 마음씨였습니다.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서 매일 아침 7시에 출근해서 밤 9시까지 기능실에서 학생들과 동고동락했습니다. 주말도, 방학도 반납하고 오직 학생들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책임감만으로는 할 수 없는, 자신이 좋아해서 진정으로 학생들과 동화되어야만 가능한 경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단순히 이론과 지식으로만 학생들을 단련시킨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나아가 학생의 진로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주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더욱 크다고 생각합니다.

 

2014년 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강○○ 학생은 대회가 끝난 후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제가, 그리고 우리가 금메달을 딸 줄은 몰랐습니다. 물론 이번이 처음으로 딴 금메달이고 아직 전국대회가 남아있긴 하지만, 그래도 지난 2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이제는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늘 제 자신을 믿지 못했는데 이제는 저도 할 수 있다는 것을 굳게 믿습니다. 그리고 제 믿음의 시작은 바로 기능 담당 선생님이신 조인성 선생님입니다.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쏟으신 열정과 헌신,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지금 제가 이 자리에 있습니다. 더 열심히 하는 것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스승과 제자라는 말이 많이 무색해진 지금, 일선 현장에서 묵묵히 참된 교육을 실현하고 있는 조인성 선생님을 ‘잊지 못할 선생님’으로 추천합니다. 이 한편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갈수록 각박해져 가는 교단에 훈훈한 향기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