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년남이 슈퍼스타K에 빠져든 이유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마주친 슈퍼스타K는 젊은이들의 노래자랑(?) 쯤으로 생각했다. 7080 콘서트가 더 어울리고, 대국민 문자투표 마감이라는 말은 아날로그 시대인 나에게 맞지 않았고, 파릇파릇한 젊은이들이 출연해 노래하는 것이라 채널을 돌릴까하다가 귀에 익숙한 노래가 흘러 나오길래 잠시 머물렀을 뿐이다.
그런데 10여분 만에 슈퍼스타K에 빠져 들었고, 2번째 보게 되는 금요일 밤 11시를 기억하고 그 시간이 기다려졌다. 왜 그럴까. 모래시계 세대인 나에게, 이제는 돌아와 누님 앞에 선 40대 중년의 뒤안길에 마주친 슈퍼스타K는 흥미진진함을 선사했다. 이유는 뭘까. 무슨 평론가도 아닌, 그저 리모컨만 들고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는, 방송이라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평범한 중년남을 사로잡은 슈퍼스타K의 비결은 무엇일까.
빠른 전개, 화려한 편성
채널을 돌리려는 찰나를 붙잡을 정도로 전개가 빨랐다. 출연진들은 1절만 노래했고, 그 속에 모든 열정이 녹아 있었다. 노래 가사와 싱어의 스타일에 맞는 무대디자인과 안무도 손색없이 훌륭했다. 케이블 채널은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선입견을 완전히 무너뜨린 사건이었다.
노래의 선곡, 시대를 아우르다
만약 슈퍼스타K에서 싱어들이 부르는 노래가 흔히 말하는 아이돌스타들의 최신곡 이었다면 어땠을까. 랩이 들어가고, 영어가 들어가고 현란한 안무도 함께 곁들여지는 노래들이었다면 이처럼 세대를 아우르는 시선을 받을 수 있었을까.
그들도 태어나기 전에 발표 됐다는 노래를 불렀고, 40대인 나에게도 익숙치않은 하숙생 등 옛 음악들을 선곡해 부른 것은 시대와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과 노래만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장점을 살린 것이었다.
땀을 쥐게 하는 발표와 기다림
존박 허각 박보람 앤드류넬슨... 이름을 부를 때 마다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마음속으로 내가 응원하는 싱어가 통과되길 기대하며 비록 문자를 날리지는 못했지만, 심사위원으로 점수를 주지는 못했지만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평가를 해본다.
개인적으로는 앤드류넬슨의 ‘너를 사랑해’를 감명깊게 들었고, 다음날 인터넷을 통해 다시 들어본 기억도 있다. 그러나 그가 탈락되면서, 박보람이 1등할 거라는 기대도 무너지면서 존박이 떠오르는 강자라는 것을 새삼 느끼면서 다시 금요일을 기다린다. 이것이 슈퍼스타K에 빠져들게 하는 이유가 아닌가 한다.
그대로 아쉬움은 있다
네티즌은 평가 60%는 다소 많다는 느낌이다. 노래는 역시 전문성을 가진 전문분야 이기에 전문가들의 평이 좀 더 비중을 차지했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점수를 주는 평가단에 작곡가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전국노래자랑에 딩동댕 치는 사람도 작곡가인 걸로 아는데.. 탈락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아쉽다. 전국노래자랑에 출전했으면 당연 1등 먹고, 상반기 하반기 결선에도 통과해서 연말결선에서 당당히 1등해서 가수가 될 텐데.. 너무너무 아까운 인재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탈락자를 별도로 세우는 것은 좀 잔인하다는 느낌.. 모든 대회에서 통과자의 이름만 부르는데.. 슈퍼스타K에서는 그 반대의 상황을 연출하며 너무 극적인 긴장감을 조성하지 않는지.. 도 한번 살펴보았으면 좋겠다. 금요일 밤을 다시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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