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교육

대구시교육청 사교육 없는 자녀교육 실천 우수사례 선정

내일신문 전팀장 2016. 12. 19. 15:27

사교육 없는 자녀교육 사례 14편 선정!
- 20일 오후 2시, 시교육청 대회의실서 시상식 가져 -
- 사교육없이 서울대 합격, ‘사교육금지 서약서’쓰고 전학 -



대구시교육청은 제4회 사교육 없는 자녀교육 실천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최우수상 1편, 우수상 5편, 장려상 8편 총 14편을 선정했다.

   시상식은 12월 20일(화) 오후 2시 대구시교육청 7층 대회의실에서 있다. 부상으로 최우수상은 50만원 상당, 우수상은 30만원 상당, 장려상은 15만원 상당의 온누리 상품권이 수여된다.

  ※ 최우수상 이진호(덕원고), 
우수상 장선경(서재중), 정재한(가창초), 이정숙(시지중), 박미화(매천중), 이종희(대구외고),
장려상 원현숙(계성고), 김미선(새론초), 김명이(영진고), 신해정(월서중), 염혜송(영남중), 오은정(신명여중), 김종분(혜화여고), 권미경(관남초)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진호(덕원고 3학년 이민주 양 부)씨는 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까지 글을 가르치지 않았다. 어릴 때는 실컷 놀게 해주기 위해서다. 이씨는 사교육비 대신 도서구입에 투자했다. 1년 도서구입비는 약 400만원으로 민주양의 독서량을 알 수 있다.


 이씨 가정은 온 가족이 함께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이 과정을 모두 정리해 책을 만든다. 출발 전 사전 교육으로 여행지를 선정하고, 여행지 정보 즉 역사, 문화, 환경, 특성 등을 미리 공부한다. 외국여행의 경우 언어 공부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며 여행 후기는 책으로 발간한다. 10여 차례의 해외여행을 통해 아이의 견문을 넓히고 이 중 2번은 사진과 정보, 후기를 종합해 책으로 만들어 지인들과 공유했다. 이씨 가정의 여행은 지리, 역사, 문화, 경제 등의 종합교육인 셈이다. 


민주 양은 사교육 없이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자사고인 울산 청원고에 입학했지만, 모두가 부러워하는 자사고를 떠나 2학년 때 덕원고로 전학을 시킨 이유는 다름 아닌 아이의 향수병. 가족을 그리워하고 외로워하는 아이를 설득하기보다는 오히려 아이를 배려하여 부모가 용기를 낸 것이다.


이진호 씨는 이 때의 결정이 무엇보다 아이에게 행복과 웃음을 찾아준 결과를 가져왔고 아이가 더없이 마음 편하게 자신의 학업을 이어갈 수 있게 한 밑거름이 되어 주었다고 한다. 아이가 자라는 과정에서 몇 차례 사교육의 힘을 빌어야 하는 게 아닌가 고비가 왔지만, 그 때마다 흔들리는 중심을 바로 잡은 건 바로 아내(이민주 양 모)였다. 


이씨 가정은 두 아이를 모두 사교육 없이 키웠고 큰 아이는 카이스트에, 민주 양은 며칠 전 수시 결과로 서울대 사회학과에 합격 통지를 받았다. 민주 양의 꿈은 사회활동가가 되는 것이다. UN, NGO 활동을 하며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해줄 민주 양이 기대된다.


이진호 씨는 “부모의 역할은 자녀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부모는 하지 않으면서 자녀에게 강권하면 안되며, 특히 부부가 서로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부부는 두 아이를 모두 사교육 없이 학교를 보냈고 사교육에 대한 유혹을 부부의 대화와 결정으로 극복하며 아이를 키웠다. 흔들릴 때마다 중심을 잡아준 아내에게 감사하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대구교육청 박영애 교육과정과장은 “교과의 경우 사교육을 받는 이유 중 보육이나 불안 심리 등의 기타 원인이 약 16%에 해당한다. 무조건적으로 사교육에 의존하는 것이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고 자기주도적인 학습 태도를 기르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알지만 아이가 어떻게 하면 자기주도적인 습관을 가지게 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거나 실천력이 부족한 학부모들이 많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철학과 원칙을 갖고 올바른 자녀교육을 위해 노력하는 모범 사례를 발굴하고 학부모에게 홍보하는 것이 사교육 경감 의지와 실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앞으로 공모전을 더욱 활성화 시킬 것이므로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하였다. 


한편,  ‘제2․3회 사교육 없는 자녀교육 실천우수사례’ 최우수상 수상자는 학부모역량개발센터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본인들의 사교육없이 아이 키운 사례를 진솔하게 강의하고 있다.     



<정재한(가창초 정시연의 부) 사례>
우수상을 수상한 정재한(가창초 6학년 정시연 부)씨는 무엇보다 아이를 행복으로 이끌어준 공교육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감사를 표한다. 감성이 너무나 풍부했던 둘째 아이 시연이를 데리고 드라이브를 다니다 정말 우연히 접하게 된 시골학교 가창초의 정겨운 가을 운동회 풍경. 부부는 무엇에 이끌리듯 사교육과 번화한 도시 생활을 모두 접고 작은 시골행복학교 가창초로 아이를 전학시켰다. 그 때가 2014년, 아이가 4학년이 되었을 무렵이었다.


보통 가정에서는 고학년에 진입하는 아이를 위해 사교육 기관에 대한 정보를 찾고 계획을 세우는 시점에 나름 모험적인 선택이었지만 정재한 씨는 이것이 아이를 위한 최고의 결정이었다 말한다. 첫 전학하던 날 쓰게 되었던 ‘사교육 금지 서약서’를 정재한 씨는 떨리는 마음으로 접한 인상적인 기억으로 꼽는다. 그 곳에서 만난 정겹고 다정한 귀높이의 학교 선생님들과, 잘하고 못함이 아닌 즐겁게 하기, 1등하기가 아닌 끝까지 하기 등의 학교교육과정과 철학 속에서 시연이는 현재 6학년이 되었고 가창초의 생활은 시연이에게 마음 편한 행복을 가져다주었다.


정씨네 가족은 아이를 사교육 없이 키우며 아이를 위한 세상 보기 프로젝트 2가지를 계획하고 실천해오고 있다. 첫 번 째는 ‘자판기 사장님 되기 프로젝트’, 2015년 50만원을 주고 중고 자판기를 구입해서 시골 마을 어귀에 설치를 했고 시연이가 사장이 되어 자판기 사업을 하는 데 온 가족이 역할 분담을 해서 아이를 돕는다.


아버지는 기술 자문 위원으로 전기‧수도 담당과 고장 처리를, 어머니는 아이와 함께 자판기를 청소하고 재료를 구입해서 채워넣기를(물통이 무거워서 아이가 혼자 들지 못한다), 할머니는 사랑하는 손녀의 눈높이에서 많은 것을 함께 하고 즐거움과 행복을 나누는 친구이자 동반자 역할을 한다. 2년째 이어오고 있는 자판기의 한 달 수익금은 전기세와 재료비 등을 빼면 15,000원~20,000원선, 어른의 눈으로 적자가 분명하지만 시연이에겐 너무나 행복한 일이며 온 가족이 함께 하는 경제 교육인 셈이다.


시연이를 위한 두 번 째 프로젝트는 ‘개인사진전 작가 되기 프로젝트’, 부부는 아이를 위해 수동카메라로 자신의 시각을 담은 사진을 찍어보게 했고, 시연이는 놀이 반으로 시작한 사진찍기를 통해 세상을 보며 자신만의 시각으로 찍은 많은 사진에 ‘얼굴’이라는 이름과 의미를 부여했다. 부부는 아이가 찍은 사진을 모아 갤러리 카페를 빌려 아이의 이름으로 두 차례 사진전을 열어주었다.


지인들에게 초대장을 만들어 돌리고, 이것을 가져오면 커피를 무료로 대접한다. 지인들은 시연이의 사진 작품을 하나 둘 구입해주기도 하면서 아이에게 함께 관심을 가져준다. 수익금의 일부는 가난한 예술가를 위한 창작기금으로 대구독립영화협회에 기부했다. 의식있는 사회인으로 자라줄 시연 양의 미래가 기대된다.


정재한 씨는 “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눈높이에서 함께 고민하고 지켜봐주며, 아이들의 선택과 판단을 존중하고 대신 해주지 않는 것일 뿐이라 생각한다. 세상이 불안정하듯 그저 우리의 판단과 노력이 최선이기를 바랄 뿐이다. 무엇보다 아이에게 따뜻하고 행복한 둥지가 되어준 학교가 고맙고 정말 좋은 우리 학교 선생님들께 감사하다”라고 말했다.